둥지
또다시 도전한 스마트폰영화제
스마트폰영화제라고해서 절대 소요경비가 적게드는것이 아님을 지난 공모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음에도
다시도전해보았다.
만만하게봤던것일수도있고..
지난 R:EVOLUTION과 같은 재난영화다.
장난스레
'피쉬맨이랑 새르스랑 또 뭐랑 해서 재난 트릴로지를 만들자'
라고했던것이..
마침 메르스가 터진지 얼마지나지 않아서였다.
메르스사건으로 인해
형편없는 국가의 초기대응과 메뉴얼의 부재, 지도자의 무능력은 그대로 민낯을 드러내게 되었고
언론의 호도속에 총체적난국이었다.
결국 피를 본 것은 국민이었다.
수 많은 국민이 격리되고 사망했으며 이것은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져 소비침체와 경제불황에 이르렀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고 사과하지 않았다.
마치 이런 재난 상황이 정부를 지지하고 방관한 국민들에 내려진 벌같았다.
정부가 바보가 되자 대중은 서로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다른 재난상황과 달리 전염병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가 통용되지 않는다.
뭉치면 다같이 개죽음 당하는 꼴밖에 나지 않는다.
아마 그러한 전염병이 갖는 특성때문에 더욱 군중이 분열됬는지 모른다.
좌우간 이 영화는 두 인물의 대립을 그린다.
격리지역에 갇힌 인간과 격리지역의 경계병이다.
격리지역에 갇힌 인간은 그 곳으로 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이곳의 야만적인 실상과 정부의 비도덕적 만행을 고발하고자한다.
반면 경계병은 다수를 지키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사야 어찌됬든 사회구성원의 다수가 살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희생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수동적이었던 격리자는 극한의 재난상황을 겪으며 능동적이고 투쟁적인 인물로 변해간다.
반면 경계병은 거칠고 과격한 겉모습과 달리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힌 인간애와 존엄성이 서서히 드러난다.
소품을 찾기위해 동묘시장을 다섯번은 갔던것같다.
아현동 재개발단지 로케도 그정도간것같고..
정작 촬영은 1회차로 끝났지만..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 큰 고생을 했다.
연출은 시간의 역행으로 진행된다.
격리자가 길을 떠나는 모습은 수미상관으로 배치되었고
주인공인 격리자가 인간애를 잃고 과격분자로 변모하기까지 심리상태에 따라 컬러그라디에이션을 달리했다.
의미있는 시도들이었지만 역시나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중요한 연출적요소와 감정의 충돌부는 극적이었다고 생각되나
감정과 사건을 쌓아올라가는 과정의 이야기가 너무나 부실했다.
너무 급하게 시간과 돈에 쫓겼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물론 결과물은 훨씬 더 끔찍할 수 있었지만
함께해주고 힘이되어준 소중한 친구들 덕분에 이정도라도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참 고마운 친구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