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역에서 내렸어야했지만 꿈뻑 잠이들어 내린곳은 이름도 처음들어보는 '함열'이란 동네였다.
당시 기차표를 예매하고 주머니엔 꼴랑 7천원 남짓 뿐이었기에 선택지는
그대로 익산역까지 걸어가거나, 동생에게 단돈 만원이라도 구걸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익산역까지 어림짐작 남쪽으로 걸어갔으나
걸음을 재촉하면 할수록 점점 외딴 산속으로 가는듯하여
시골마을엔 길물어볼 사람조차 없어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서성거리는 나를 본 역무원 아저씨는 정말 과하다 싶을정도로 친절히 대해주셨고
덕분에 무료로 익산역까지 되돌아올 수 있었다.
그날 돌아가는 익산행 열차를 기다리며 본 함열역의 노을은 정말 황홀했는데
라이트룸으로 아무리 보정을 때려넣어도 그 느낌을 표현할수가없다.
영화 <바닐라스카이> 속 하늘보다 월등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제아무리 돌려도 펼쳐직은 압도적인 파노라마는 영화 스크린은 담을 수 없는 폭과 깊이를 가졌기때문이다.
비단 내가 크롭바디에 24-70을 물렸기때문은 아니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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