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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터널(김성훈, 2016)

터널(김성훈, 2016)

 

사실 더 좋은 영화들도 물론 많고 먼저 쓰고 싶은 영화들도 너무 많지만 이렇게 이것저것 재고 따지다보면 결국 또 미룰 것 같아

지금 보고 온 <터널>을 시작으로 꾸준히 써보고자한다.

습관을 들여야겠다.

영화를 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즉 혼자 영화를 보는 습관을 들이겠다는..

언제까지 솔로이겠다는..

 

모두가 알고있듯이 이 영화의 로그라인은 '터널이 붕괴되어 평범한 가장이 매몰된다.'이다.

즉, 영화의 장르를 구분하자면 '재난영화'인 것이다.

 

작년이었던가 학교에서 <문화컨텐츠와 창조적 상상력>이란 수업을 들으며

문화컨텐츠의 다양한 장르 중 재난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적있다.

 

재난의 예를 들자면

우리가 다양한 익히 알고있듯 홍수,운석충돌,지구온난화,빙하기,대지진,화재,가뭄 따위가 있겠다.

 

왜 인간은 재난이라는 장르에 열광하는가?

그것은 예로부터 자연재해와 같이 인간으로선 불가항력인 위기상황에 수없이 맞닥뜨려왔고

그때마다 우리가 오랜시간 일구어온 가정과 사회, 문명이 속절없이 파괴되었다.

그것은 당신이 그러한 재난을 직접 겪었거나 겪지않았거나 상관없이 당신 내면의 공포심을 간지럽힌다.

그간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은 사람들을 더욱 사회적인 동물로서 귀속해왔다.

지배층은 이러한 심리를 정치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피지배층에 대한 헤게모니를 강화할 수 있었다.

예컨대 성경의 노아의 방주가 그랬고 지배자를 필두로 가뭄을 해갈하려는 기우제가 그랬다.

 

현대에 와서 앞서말한 노아의 방주와 같은 홍수와 지독한 가뭄앞에 인간은 역시나 나약하다.

하지만 그것이 정치장치로 등장하지 않는것은 대중이 똑똑해졌기때문이다.

과학교육을 통해 홍수와 가뭄의 원리를 이해하고 일기예보를 통해 기후변화를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고 대비할 수 있다.

그것은 어떤 자신의 독실한 신앙심이나 거창한 제사를 통해 회피, 극복 할 수 없다는 것을 대중이 잘 알게된것이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재난은 무너진 터널에 갇힌 상황만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오히려 가장 중요했던 극한의 재난요소는 위 사진이 잘 설명하고 있다.

 

자극적인 매스컴과 그에 길들여진 대중들

내가 정말 싫어하는 단어. 대중들을 향한 가장 천박한 표현. "냄비근성"

무관심

 

위에 나열한 끔찍한 상황들은 나중에 더 구체적으로 생각을 정리해 적기로 하고

우리가 잘 알고있는 재난 개념에서 마저 이야기를 마쳐야겠다.

 

돌아와서

현대의 사람들은 제사나 기도 따위를 통해 재난을 예측하고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또한 모두가 어떻게 재난을 방지, 예측할 수 있고 재난 발생시 어떻게 행동해야 이겨낼 수 있는지 잘 알고있다.

 

영화속 터널의 붕괴라는 재난 상황은

애초에 부실공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방지할 수 있었고

신속한 초기대응, 전문가 중심의 컨트롤타워 구축, 민관의 정확한 의사소통만 있었더라면 구조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어떤 방대한 토목적 지식이나 재난상황 메뉴얼이 없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서 해결 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있다.

 

대중은 재난상황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회와 지도자를 원한다.

그렇게 판단되는 이들에게 권력을 위임한다.

그리고 그들은 마땅히 이러한 대중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

 

하지만 영화 속, 그리고 우리의 현 정부는 어떠한가?

재난을 재난으로 돌려막기하는 것 아닌가?


"

우리에겐 보다 중요한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이럴때일수록 정부를 믿고 따르라.

수천억의 비용과 막대한 예산손실이 예상된다.

"

 

이런 단어와 표현이 만들어낸 막연한 공포는

마치 남의 일인양. 오래전 일처럼.

너무 쉽게 우리로 하여금 잊혀지게한다.

 

 

 

이야기가 상당히 매가리없게 끝났는데

오랜만에 글을 쓰니 조금만 써도 쉽게 지친다.

특히나 이런 사회적문제들에 대한 서술은 소시민으로서 참으로 무기력할때가 많기때문에 더 쉽게 힘이 빠지는 것 같다.

성질고약한 불독처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필요한데.. 쓰다보면 차차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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